2017 전국성인문해교육 시화전 - 김○녀 ( 특별상 )
최고관리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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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0.04.15 09:09
때 늦은 공부
2017 전국성인문해교육 시화전 - 김○녀 ( 특별상 )
때 늦은 공부
여든하나
난생처음 글로 써 보는 내 나이
어릴 적 공부도 못하면서
월사금만 가져간다고
큰오빠가 책을 홀라당
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땐
그렇게 기분이 좋았는데
서른아홉에 혼자되어 아들 셋 키워보니
공부 안 한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왔네.
벌어 먹고 사느라 공부는 엄두도 못 내고
이 늙은 나이에 한 자라도 배워
동네식당 간판이라도 읽고 싶어
시작한 때 늦은 공부
어느 날
‘송강’이라는 간판을 읽고 있는
나에게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고
벽에 붙은 한글이랑 구구단도
눈에 환히 들어 온다.
이제는 아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
오늘도 여덟 탄 공책에다
침 묻힌 몽당연필로 아들 이름 동네 이름
꾹꾹 눌러 써 본다.